이 연구는 지난 20세기 100년 동안 조선시기 경제사연구의 현황을 살펴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 글이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근대적인 역사방법론을 바탕으로 일본인 학자들이 조선 시기 현대 경제를 언급하기 시작하였다. 일본인 학자와 관료들은 외국 유학 및 국내의 근대적 교육을 바탕으로 조선시기 현대 경제와 경제사 연구를 행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일본제국주의의 입장에서 조선경제를 연구하여 조선 경제의 정체성(停滯性)과 타력(他力)에 의한 근대화를 주장하였다. 즉 조선사회는 정체되었고 조선인 스스로의 힘으로는 근대화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일본은 조선을 근대화시켜 줄 역사적 사명을 띠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일본제국주의의 조선 침략을 합리화하였다.
해방 이후 한국사연구자들은 사료를 근거로 한 역사연구를 통하여 조선사회는 정체된 것이 아니라 변화 발전해가고 있었다는 '내재적 발전론'을 정립하였다. 나아가 19세기 중엽 개항 이후에도 새로운 사회를 지향해갔지만, 일본 등 외세의 정치적 경제적 침략에 의해 조선사의 발전이 왜곡 좌절되었다고 주장하였다. 1970년대 중반 이후 내재적 발전론에 의한 조선시기 경제사 연구는 한국사의 주류적 경향이 되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미국과 일본의 한국사 연구자 및 국내의 경제학자들에 의해 내재적 발전론이 비판되면서 논쟁이 전개되었다. 이들은 한국 현대 자본주의의 발전이 어떠한 역사적 기원을 갖는가를 추구하는 가운데, 일제하 식민지시기에 한국 근대화의 기반을 갖추었다고 파악하였다. 그리하여 일제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조선은 근대화를 이루었다는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입장에서 나아가 19세기는 정체된 사회였고, 조선인 스스로의 역량으로는 근대화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즉 내재적 발전론자들은 조선시기는 발전해가고 있었고, 개항 이후 외세의 침략에 의해 조선의 근대적 발전이 좌절되었다고 본 반면에, 식민지근대화론자들은 조선후기(특히 19세기)는 정체되어 있었으며, 일제의 지배를 받으면서 근대화를 이루었다고 주장하면서 논쟁하기에 이르렀다.
21세기에는 내재적 발전론의 역사연구방법론을 계승하면서, 식민지근대화론의 문제 제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사론이 필요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