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의 해방에서 1948년 대한민국정부 수립 당시까지의 '해방정국'은 자주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노력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제기되었고, 또 그 주도권을 둘러싼 투쟁이 가속화되던 시기였다. 이러한 해방정국은 첫째, 일제의 패망과 식민지배체제의 붕괴로 통치 및 권력의 중심이 존재하지 않는 힘의 공백상태를 의미 했고 둘째, 여러 정치세력들이 제각기 새로운 정치질서 구상에 의한 국가건설을 시도할 수 있었던 정치적 가능성이 열려있던 공간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해방정국은 여러 정치세력들 사이의 끊임없는 갈등과 반목을 불러왔고, 통합을 위한 노력 또한 그치질 않았다. 이 세력들은 크게 보아 기득권을 고수하는 틀 내에서의 국가건설을 주장하는 우파 자유주의내지 보수주의 세력과 사회주의 혁명의 실현을 추구하는 좌파 공산주의세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좌우연합에 의한 통일민족국가를 지향하는 세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분열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민족이 중심이 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사상에 입각한 자주독립국가를 건설코자 했다. 다만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라는 두 개념에 대한 좌우파 세력들의 해석 또는 이해방식의 차이는 해방정국을 갈등과 분열로 몰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