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후쿠자와 유기치의 사상을 정치 평론적 관점에서 해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명치유신 후의 일본사회는 기존의 질서를 대체할 새로운 지배 질서가 확립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명치정부와 일본국민에게 명확한 비전과 지침을 준 사람이 바로 후쿠자와이다. 본 논문은 후쿠자와가 상당한 의미에서 정치평론가로서의 모습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는 왈쩌가 강조한 비판적 거리두기를 잘 견지하면서도 일본정부와 국민과의 사회적 연결을 유지함으로써 특정한 사회에 잘 적응하는 고유한 이해(local understanding)에 도달하려고 노력했다. 둘째, 본 논문은 근대시민사회초기의 정치평론가로서 활동한 후쿠자와의 한계를 지적한다. 그는 목적을 우선시한 반면 토론의 풍부한 내용을 살리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