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이라는 자신보다 강한 국가와의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관심을 끌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위기감수전술 또는 위기촉발전술을 채택함으로써 미국으로 하여금 양보를 이끌어 냈다. 강압흥정은 국력이나 체제의 속성과는 무관한 일반적인 외교행태의 하나이며, 강압적 차원과 유화적 차원의 반복적인 긴장유발을 활용하여 실리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적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북한의 대미 외교행태는 미국과의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또는 미국과의 교착된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빈번하게 사용된 선군 리더십의 대외적 측면에서 분석되어야 한다.
1960년대 북한의 군사중시사상은 최근 북한이 공식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선군사상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 체제에 대한 직·간접적인 위협을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극복하기 보다는 더욱 강력한 대응력을 구축함으로써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북한 지도자의 인식은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의 선군 리더십은 국가 간의 갈등 또는 위기상황 발생 시 문제해결을 위한 대응방식으로서, 대외적으로는 강압흥정을 통해 대외 협상력을 제고시키는 강력한 수단으로, 대내적으로는 반제·자주에 대한 강조를 통해 인민대중의 일심단결을 유도하는 통제와 동원의 수단으로 기능하였다. 적대관계에 있는 미국과의 갈등이나 이로 인한 위기상황 발생 시 문제해결 수단의 차원에서 선군 리더십이 활용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정권을 넘어 선 북한을 특징짓는 리더십 유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