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순자』 속에 드러난 통치자의 역할과 통치형태의 특성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순자는 공자사상을 계승하는 유가적 범주에 있지만, '패도의 긍정'이나 '성악설' 등 그의 통치관의 특성에서 알 수 있듯이, 맹자와는 대립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 글은 순자가 제시한 통치관의 특성이 어떠한 구조 속에서 발생하였는가를 텍스트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순자의 통치관의 특성은 정치사회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순자는 정치사회를 '인간의 무리(人群)'로 규정하며, 이에 연유하여 통치자의 역할도 '인사(人師)'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순자의 이러한 인간중심적 사고는 '천도'를 매개로 하여 우주론, 정치사회론, 그리고 인간론을 연결시키는 '천인상관설', '천인합일설' 등의 인식과는 다르다. 이러한 현실주의적 인식에 기반으로 하여, 천인(天人)의 분리성, 통치자의 사회적 존립의미와 역할, 패도의 긍정론, 그리고 측근통치 등 순자적 통치관의 특성이 도출되고 있다.
특히 통치의 효율성 차원에서, 순자가 제시한 측근정치는 오늘날 현대 한국정치에도 활용될 수 있는 유용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