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출간된 루이스 하츠의 『미국의 자유주의 전통』은 여전히 미국 정치사상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연구이다. 『미국의 자유주의 전통』은 출간 즉시 미국 합의주의 학파의 완성으로 극찬을 받았으나 이후 갈등학파의 지속적인 공격으로, 1980년대에는 오류로 가득 찬 잘못된 스칼라십의 전형으로까지 폄하되었었다. 1990년대부터 하츠는 재조명을 받기 시작하였고 최근의 연구들은 하츠의 미국 자유주의 분석이 지니는 풍부한 개념에 주목하여 갈등학파의 사례들도 재점검하고 있다. 하츠에 대한 미국 역사학계와 정치학계의 지속적인 논쟁과 재조명은 별도로 하츠의 미국 자유주의 분석은 특히 외부의 관찰자들에게는 대단히 유용한 미국 정치에 대한 분석틀을 제공한다. 미국적 정신의 핵심을 이루면서 미국의 국내외 정책의 이념적 기반을 이루고 있는 자유, 자유주의가 정확히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며 자유주의적 신념이 미친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자유와 자유주의에 대한 미국인들의 집착과 자부심은 일상적인 영역과 정치적인 영역에서 자유주의라는 관념으로 표출되어 왔으나 자유주의의 실체와 함의는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였다. 미국의 자유주의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발전시킨 자유주의가 역사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형성된 미국적 예외성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시에 바로 그 예외성의 이념적 기반이 미국이 발전시켜 온 미국적 자유주의라는 현실과 이념의 복잡한 관계는 미국 자유주의에 대한 이해를 더욱 어렵게 한다. 이 글은 미국적 예외성의 토양에서 성장하고 변질되어 온 미국만의 자유주의를 하츠의 자유주의 전통의 관점에서 일괄한다. 하츠와 하츠의 분석틀에 대한 다양한 비판을 통해 하츠의 분석이 지니는 장점과 단점을 조명하고 하츠의 분석적 적실성을 재조명함으로써 미국 자유주의에 대한 이해에 기여하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