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지난 2000년 기존 7년이던 대통령의 임기를 5년으로 단축시키는 개헌을 단행하였다. 이 개헌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프랑스 정치사의 중요한 분수령을 형성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논문의 근본적인 질문은 바로 이처럼 "중대한 정치사의 단절과 변화가 어떻게 그토록 짧은 기간에 주요 정치 세력의 합의와 지지를 바탕으로 추진되었는가"이다. 체제 기본 요소의 변화를 도모하는 개헌의 신속한 성공적 추진을 설명하기 위해 이 논문은 세 차원에서 분석을 전개한다. 첫째는 제도의 논리라는 차원에서 제5공화국 아래 대통령 임기와 권력 구조의 상관관계를 살펴본다. 대통령은 프랑스 권력 구조의 전통에서 상징적 존재로부터 제5 공화국 초기 초월적 지위로 전환된 이후 점차 주도적 대통령으로 부상하게 되었고, 따라서 실천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변화가 요구되었다는 내용이다. 둘째는 역사의 논리라는 차원에서 이미 1970년대부터 대통령 임기와 관련된 개헌이 추진된 바 있고, 이후 계속 논의되어 왔다는 점에서 '신속함'의 상대성을 지적할 수 있다. 또한 반복되는 동거 정부의 출현이 제도적 적응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정치 또는 정치공학의 논리라는 차원에서 동거 정부의 상황에서 지스카르(Giscard) 전 대통령에 의한 적절한 시기의 선택이 성공적 개헌 추진에 결정적이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