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구성주의적 지식론이 교육계에 대두된 이후 그 이론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은 채 여러 가지 수업모형이 수행되고 있음에 주목하여, 도덕교육에 적합한 구성주의적 지식론의 입장은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고 거기에 적절한 수업모형을 모색하였다. 구성주의의 치명적 약점은 상대주의다. 진리에 대한 확고하며 고정불변하다는 객관주의적 지식론이 상대론자들의 비판을 견디지 못하고 몰락한 후 상대주의를 대변하는 구성주의 입장은 여러 가지 양상으로 전개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들은 상대주의가 갖는 허무주의적 요소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20세기 초 논리 실증주의에 의해 도덕교육의 지식론적 기반이 상실되었을 때 가치명료화 수업모형이 가치상대주의라는 낙인과 함께 도덕교육의 위기를 불러 왔듯이 금세기 들어 가치는 사회에 의해 구성된다는 입장에 입각한 여러 수업모형 또한 도덕교육에 새로운 위기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여기서는 대안으로서의 지식론적 입장을 캐더린 엘진(Catherine Elgin)의 입장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엘진은 객관주의적 지식론, 그녀의 분류에 의하면, 완전 절차적 지식론을 거부한다. 동시에 그녀는 구성원들의 합의를 유일기준으로 삼는 극단적 상대주의로서의 구성주의 지식론인 순수 절차적 지식론도 거부한다. 그녀는 반성적 균형을 이룬 정합성을 가능하게 하는 도덕적 감정과 상상력에 주안점을 둔 불완전 절차적 지식론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입장은 마크 존슨(Mark Johnson)이 주장하는 수정된 상대주의 입장과도 맥을 같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