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 우리는 신생민주주의국가가 경험하게 되는 두 가지 차원의 커다란 변화, 즉 정치적으로는 민주화라는 변화와 경제적으로는 국제화의 격변 속에서 세계시장으로의 편입이라는 변화가 이들 국가의 유권자들의 투표참여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는가를 규명하려 했다. 특히 민주화라는 정치적 변화 속에서 채택한 결선투표제라는 대통령 선거제도와, 또한 국제화라는 경제적 변화 속에서 이루어진 상품/자본시장의 개방이 신생민주주의국가의 투표율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려 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첫째, 결선투표제는 투표율을 저하시키는 방향으로 투표율에 영향을 미쳤다. 이 결과는 결선투표제가 유력후보의 수를 증가시켜 유권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줌으로써 투표율을 향상시키기 보다는, 유권자로 하여금 어느 후보도 과반득표를 획득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현 선거에서 대통령 최종 당선자가 결정되지 않는다고 판단케 함으로써 투표의 효능감을 떨어뜨려 오히려 투표율을 저하시키게 한다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 이 결과는 투표율제고 방안으로 결선투표제 도입은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둘째, 투표율에 대한 국제화의 영향력은 자본시장의 개방보다는 상품시장의 개방을 통해 이루어졌다. 상품시장이 개방되면 개방될수록, 그 국가의 투표율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어느 정치세력이 집권하느냐에 따라서 경제정책이 달라지기 때문에, 상품시장 개방에 의해 영향을 받는 세력은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이 집권하기를 바라게 되며, 따라서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는 가설의 이론적 추정을 뒷받침해준다. 이에 따르면, 무역개방이 확대될수록, 유권자들은 적극적인 선거참여와 같은 형태로 정치에 더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