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새로운 초국적 공공영역으로서의 세계사회포럼을 주목하여 한국 시민사회 운동이 왜 그리고 어떻게 세계사회포럼과 관계 맺기를 전개하였으며, '반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마스터 프레임 하에 수렴하고 있는 각 운동 부문이 세계사회포럼 과정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를 비교론적 시각에서 설명하고자 했다. 이론적으로 국제관계론의 사회화 모델과 사회운동론의 초국적 동원모델이 수렴하고 있음을 착안하여 맥아담의 '다층적 수준의 정치과정 모델'을 연구틀로 활용하였다. 분석을 위해 국내외 정치기회 구조의 변화, 글로벌 프레임 동원과정 그리고 초국적 네트워크의 확장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한국 사회운동의 세계사회포럼 경험을 조사하였다. 세계사회포럼은 한국 사회 운동 진영에게는 분명 새로운 초국적 정치기회구조였기에 대부분의 운동부문이 이 공간에 매료되어 2005년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그러나 위의 이 세 가지 측면에서 볼 때 노동운동은 참여 규모나 지속성의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으며, 시민운동은 초기에는 적극적이었으나 일회적 참여에 그쳤다. 또한 농민운동은 가장 뒤쳐져 있으면서 직접 시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것은 지속적인 초국적 네트워크의 부재와 세계사회포럼을 새로운 마스터 프레임 창출 공간이 아닌 일시적 자원동원의 대상으로만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한계는 한국 사회운동이 세계사회포럼의 기본 원리와 정신을 올바로 계승하지 못하는데서 비롯되었음을 결론으로 지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