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모토이즘은 인간(프롤레타리아)의 의식적 행위를 통한 변혁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었다. 정우회선언은 이에 공감하여 한국 사회주의운동의 '정치투쟁'으로의 '방향전환'을 제창하였다. 그러나 정우회선언은 일본에서 후쿠모토이즘이 등장한 맥락과 목적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후쿠모토이즘의 '방향전환' 논의를 수용하였다. 후쿠모토이즘은 자주적인 일본의 사회주의운동을 통해서 일본 상황에 맞는 마르크스주의 운동체계를 수립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상사적인 면에서 볼 때 후쿠모토이즘은 전통적 마르크스주의 재인식의 맥락에서 일본식 마르크스주의 운동론을 주창한 것이었다. 이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한국인이 받아들인 후쿠모토이즘은 단지 사회주의운동의 주체로서의 일반적인 인간(프롤레타리아)에 대한 이해로 연계되어 식민지 대중에 대입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후쿠모토이즘에 없는 식민지 사회에 대한 인식, 즉 자주국과 식민지의 본질적인 차이가 간과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독립국가와는 조건을 달리하는 식민지사회에서 사회주의를 수용, 운동선상에서 적용하는데 따른 사상적·이론적 재검토나 식민지 정치권력에 대한 인식과 그에 따른 경제적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이 간과되었다. 그리하여 식민지사회의 '정치투쟁'이 갖는 이중적 성격, 곧 제국주의 지배체제에 대한 정치투쟁 곧 독립운동과 사회주의 정권 수립을 위한 혁명운동의 성격이 목적의식적으로 분리, 자각되지 못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우회선언으로 야기된 '방향전환' 논쟁은, 한국 사회주의운동 노선과 조선사회성격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 점에서 정우회의 '정치투쟁' 제창으로 촉발된 '방향전환' 논쟁이 한국 사회주의 사상 수용사에서 갖는 사상사적인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