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군사 고유 영역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헌팅턴의 '객관적 문민통제' 방식은 우리사회에서 민군(民軍)을 막론하고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민군간의 경계 설정이 민주주의 이론과의 긴장, 민군영역의 중첩성 등의 개념적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전략과 예산간의 괴리를 초래하여 국방력의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널리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경직된 민군 역할 분담론을 극복하고 중요 군사문제에 대한 문민의 건설적인 관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군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제도적 기반이 요구된다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민군간의 '불평등 대화(unequal dialogue)'를 민군관계의 대안적 모델로 제안하면서, 특히 정책(policy)-전략(strategy)-예산(resource)의 일체화를 담보할 수 있는 국방기획시스템을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