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청동기시대 석재유물의 산지추정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고의 첫 번째 목적은 울산지역의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출토된 석재유물 중에서 편마암, 또는 규질편마암으로 동정되고 있는 석부류의 산지를 추정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를 통해서 고고학적 해석을 시도하는 것이다. 울산지역은 편마암이 산출되지 않을 뿐 아니라 유수에 의한 유입도 불가능한 지역이므로 산지추정에 적합한 대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유물을 파괴분석하여 시료로 제작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울산지역 출토 편마암류 석부와 유사한 대응암석을 채집하고, 그 암석과 유물의 동일성 여부를 지질학전공자를 통해 검증 받는다. 결론적으로 대응암석을 파괴분석하여 정확한 암석명과 산지를 결정한다.
울산지역출토 편마암류 석부와 동일한 암석은 평해, 울진지역의 태백산편마암복합체에서 확인되었다. 분석결과 석류석 화강암질 편마암, 석류석-근청석-흑운모 편암, 우백질 화강편마암, 규암으로 판명되었다. 이 암석 중에서 규암과 석류석 화강암질 편마암은 평해, 울진지역의 태백산편마암복합체에서 산출되는 특징적인 암석이다. 따라서 울산지역의 편마암류 유물의 산지는 평해, 울진지역으로 판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울산지역의 편마암류 유물의 편년은 전기 후반에 집중되며 후기 전반까지 지속되다가 검단리단계인 후기 후반에 거의 확인되지 않는다. 울산지역으로의 유입배경은 동북지방 루트의 청동기문화와 지속적인 교류를 나타내는 증거로 추정된다. 편마암류 석부는 기능은 물론 의미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편마암류 석부는 제작이 어려워 효율적인 석재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내구성이 좋아 도구로서의 기능은 우수하다. 동시에 석류석이 다량 포함된 석부와 보석세공과 같이 전면을 광택 있게 제작된 석부는 위세품적 성격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교류의 대상으로는 민족지적인 예를 참고로 할 때 혼인 등에 의한 인적교류를 통해 유입되었을 가능성을 추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