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지방은 타 지방에 비해 충적지유적의 조사가 일찍부터 이루어져왔고, 또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압도할 정도로 일상화된 곳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타 지방보다 뛰어난 조사 기술을 가졌거나 유물이 많이 확인되어서가 아니었다. 대부분 어떤 객관적인 기준이 아닌 조사자의 직관이나 경험에 의존한 판단에 의해 그 유적의 운명이 결정되었던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현실이 여전한 지금, 향후 보다 근거 있고 신뢰성 있는 조사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한반도에서 압도적으로 충적지유적조사가 이루어진 영남지방의 사례를 중심으로 유적의 입지적 특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대상이 된 유적들은 대개 유물이 출토되지 않았지만 조사자의 지형을 고려한 판단과 일부 출토된 유물로서 추가조사가 이루어져 유적이 확인된 경우이다. 그 결과 선사시대에서 역사시대에 이르는 충적지유적들은 크게 자연제방, 선상지, 곡간평지, 하안단구 등에서 확인되며 이들 중 자연제방은 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에 이르기까지 가장 일반적인 취락입지로 선호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역사(삼국)시대에 오면 취락 입지가 다앙해지면서 곡저평지도 이용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구나 이 취락들은 주변에 고분군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아 향후 고분군 조사시 주변 低地에 대한 관심도 함께 가져야 함을 보여주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시대에 따른 취락입지의 변화나 충적지 입지에 대한 유형화와 실제 현장조사시 유적의 추정근거로서 활용가능여부로서 정밀토양도와 최근 각광을 받기 시작한 지형환경분석이나 GIS분석, 여기에 육안확인이 가능한 지석묘나 고분군을 통한 인문환경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지표조사가 유적의 운명을 결정짓는 만큼 지표조사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항목과 그 절차를 통해 객관적인 유적의 판단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충적지 유적의 존재를 판단할 여러 방법들이 100% 만족한 결과를 얻을 수가 없었지만, 적어도 현재까진 기존 조사된 다양한 충적지의 입지유형과 사례를 통해 유사한 충적지조사시 유적으로 판정하는데 객관적인 자료로서 유용하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