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례는 한국 자동차산업에서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간의 상호의존성에 바탕을 둔 한국적 동반성장의 모델 케이스로서 (주)화신의 지난 40여 년에 걸친 성장과 글로벌화 과정을 분석하는 데 목적을 두고 개발되었다. 여기서 동반성장이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호의존성을 전제로 성립하는 상리공생적(symbiotic mutualism) 성장 과정과 메카니즘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화신의 주력 제품은 자동차 샤시류이다. 이 제품류는 첨단기술집약적이거나 고부가가치 품목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발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조립업체와의 공동개발이 필수적이며, 자동차 모델 체인지에 따른 수시 설계 변경이 요구되는 등의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제품 특성이 화신의 대기업화 및 다국적화 과정에 한국적 동반성장의 틀을 배태시키는 하나의 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화신의 성장에는 정 호 회장의 투철한 경영철학과 생산적 노사관계 확립, 기술개발과 품질혁신, 위기 관리 능력 등이 뒷받침되어 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화신이 인도, 중국, 미국, 브라질 등에 해외자회사를 설립하여 다국적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현대자동차의 해외 직접투자 방식이 피투자국 현지에도 한국과 유사한 경영생태계를 조성하는 선단(船團) 방식으로 전환된 데에 힘입은 바 크다.
화신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다국적화하게 되자 원청기업과의 상호의존성의 성격이 구조적으로 달라졌으며, 동반성장 메카니즘 자체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기본적으로 화신은 1.5차 벤더로서 원청기업과의 동반성장뿐만 아니라 2, 3차 벤더와의 동반성장을 촉진하면서 대외적으로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경영생태계를 확충해 나가는 전략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기존의 기술혁신 역량 위에 글로벌화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이것이 동반성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