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유역에서는 대규모의 분구묘가 축조되고 이에 수반되는 의례행위 또한 활발하게 진행됨에 따라 주구내에 유물을 대량 훼기하는 양상이 보편화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는 광주 평동유적 분구묘에서 출토된 호형토기에 주목하여 토기성형의 방식, 소성의 원리, 의례에 따른 훼기 양상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았다. 그리고 호형토기의 기형, 태토, 문양의 관찰과 소성흔을 통한 소성분위기의 분석을 바탕으로 같은 조업이 이루어졌던 토기조합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군집을 이루는 관련 분구묘들간의 축조 또는 의례행위 시점도 추정해볼 수 있었다.
의례용토기의 생산부터 훼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분구묘의 축조가 결정되면 계획단계에서 수요를 예측하고 부장 및 주구훼기용 토기의 생산과 공급계획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형토기는 포타날을 이용하여 성형하고, 소성 역시 최소의 조업으로 다량의 토기를 소성하기 위해서 보다 복잡해진 방식의 중첩소성이 진행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의례에서 훼기예정인 호형토기의 경우는 소성시 정상적인 기형을 유지하는데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가능하면 많은 수량을 소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택하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 글에서는 영산강유역의 주구내에 다량의 유물을 훼기하는 양상을 통해 호형토기의 제작부터 훼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추정해보았다. 추후 영산강유역 다른 분구묘군에서 출토된 훼기용 유물자료를 통합한 심도있는 분석이 이루어진다면 영산강일대 분구묘 집단간의 의례용 유물의 생산, 분배, 유통에 대한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