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충남 논산시에 위치한 강경천 하류 충적평야 퇴적층인 고고학 발굴용 트렌치에서 화분분석을 행하였다. 화분분석을 행한 퇴적층은 두께 4.19m 층준을 가지며 화분분석 결과와 함께 발굴된 유물 및 일대의 유적분포를 통해 고환경 복원을 시도하였다. 화분대 형성시기는 한반도 서해안의 화분분석 선행연구와 본 지역에서의 화분분석 결과와의 대비를 통해 추정하였다.
화분대 I 시기(약 6,000~6,500년 BP)는 목본화분이 우점하며 특히, 오리나무 屬(Alnus)이 가장 많이 출현하였고, 참나무 屬(Ouercus)과 밤나무/모밀잣밤나무 屬(Castanea/Castanopsis)이 증가하였다. 연구지역 일대는 저습지가 넓은 상태였으며, 이 시기는 온난, 습윤한 기후 환경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분대 II시기(약 6,000~3,500년 BP)는 오리나무 屬(Alnus)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화분 다이아그램의 누적그래프에서 볼 때 포자(Spore)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크게 우점하였다. 목본화분 가운데에는 참나무 屬(Ouercus)이 급증하면서 기존의 습지에 주로 서식하던 오리나무숲이 점차 사라지고 이와 함께 수생식물도 감소하여 저습지가 점차 육화되어 감을 알 수 있다. 화분대 I과 II는 본 연구 발굴 결과 신석기시대와 대비되지만, 강경천 하류부 기타 지역의 고고학 유적 분포에서는 이 시기에 해당하는 당시 인간활동의 흔적을 확인하기 어렵다.
화분대 III시기(약 3,500~2,000년 BP)에도 참나무 屬(Ouercus)은 여전히 우점하지만, 오리나무 屬(Alnus)은 급감하고, 소나무 屬(Pinus)이 급증하는 대조적인 패턴이 나타난다. 화분대 III시기 전기는 청동기시대에 대비되지만, 오리나무 屬(Alnus)의 높은 출현율로 볼때 연구지역 일대는 여전히 습지 면적이 넓었고 따라서 토지이용이 활발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화분대 III시기 후기에는 초기철기/원삼국시대에 속하며 오리나무 숲이 거의 사라지고, 반면 산지의 소나무 숲이 확대되었으며 강경천 하류 충적평야를 중심으로 벼 경작이 확대되었다. 유적의 분포도 확대되어 하천 충적평야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였을 것이다.
화분 빈약층(약 2,000~0년 BP) 실트와 모래 중심의 퇴적상으로서 유기물 함량이 낮아서 화분 절대량이 매우 적다. 대부분 기간이 역사시대를 포함하고, 연구지역을 벗어난 상류부 충적평야에서는 인간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인위적으로 훼손된 숲이나 구릉지 식생 피복이 불량해지고 다량의 토사가 지류천이나 상류로부터 운반되어 과다한 퇴적물이 공급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즉 분석지점 트렌치의 퇴적속도가 빨라지면서 강경천 하류지역에서 유적의 분포 밀도가 이전시기에 비해 크게 감소하였다.
현재 경작층에서의 화분조성은 소나무 屬(Pinus)이 크게 우점하고, 참나무 屬(Quercus)은 급감하며, 오리나무 屬(Alnus)은 극히 낮은 출현율을 보인다. 초본화분/목본화분 비율이 1.0을 넘어 초본화분이 우세하며, 그 가운데 벼 科(Gramineae)가 우점하여 활발한 농경활동을 반영한다. 또한 문화지표식물이 전 층준에서 꾸준히 나타나 현채 논산지역의 식생환경을 잘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