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츄엔의 몸은 자녀출산과 가사노동의 위기를 해결해줄 인적자원으로 간주될 뿐만 아니라 남편의 성적 욕망의 대상이자, 파프리카 농장 일까지 감당해야 하는 다중의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 특히 남편 중일의 시선과 경험에 의한 츄엔의 몸에 대한 대상화는 남성의 권력을 함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인과 베트남인 사이의 위계관계를 나타낸다.
이주여성들이 가정 밖에서 겪는 문제는 한국인들이 이들을 타자화하는 차별적 시선과 태도이다. 한국인의 차별적 시선과 태도는 이주여성들의 한국인으로의 동화를 방해하고 소외시킬 뿐만 아니라 이들의 정체성의 불안을 심화시킨다.
작가 서성란은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이 한국의 가정과 사회에서 겪는 다양한 실존적 문제들을 츄엔의 일상을 낱낱이 파고들어 분석해냈다. 그리고 이주여성들에 가해지는 일상의 폭력을 세밀하게 재현해냄으로써 우리 사회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