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중반 이후 해양활동의 증대와 더불어 동아시아의 난파선에 대한 기록들도 증가하였다. 해양 여행기와 달리 난파기록들은 보통 좀 더 세부적인데, 기록 중에는 불법항해라든지, 밀수, 외교협상과 같은 복잡한 주제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 관리들이 일반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고 배의 크기 및 승선자 이름과 수, 적재화물, 항해경로, 난파 위치 및 원인, 구조 과정과 재정적 지원 현황 등에 대한 내용들을 기록 보존하였다.
그러나 『二十四史』에서와 같이, 청 왕조 이전의 위와 관련된 중국의 기록들은 대부분 개괄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더욱이 『明實錄』에서의 기록들도 산만하고 불완전하다. 아울러 청 왕조 이전에는 난파선에 대한 구조가 제도화되어 있지 않았던 관계로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가 곤란한 상태이다. 청 왕조에 접어들자, 지역적 혹은 광역적 수준의 기록체계 수립 및 관련 기록들[특히 건륭(乾隆) 통치기(1736~1795) 이후]의 보존에 힘입어 이러한 주제들이 좀 더 자세히 연구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 역사적 자료들이 대중에 공개되고 출간된 덕분에 동아시아 난파사고 및 해상표류에 관한 연구는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관련 자료들이 대부분 산만하고 체계적이지 못하며, 현재 연구의 관심이 상당부분 일본과 류큐의 기록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중국과 한국에서 관련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단계에는 아직 접어들지 못했다. 본 저자는 최근 동아시아에서의 난파선에 관한 역사학적 자료들의 수집 및 연구에 몰두하여왔으며 현재까지 청 왕조 기록물 속의 난파 기록 목록 : 외국 선박들에 관한 자료들을 출간하였는데, 이 자료들은 공식적인 중국 기록문서들 중 약 3,000개의 부분 기록들이 포함되어 있다. 위 기록들은 우리로 하여금 청 정부의 난파선 구조 체계의 진화 및 외국 난파선에 대해 취해진 조치에 관해 이해를 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이 자료들이 동아시아에서의 난파선 기록에 대한 연구를 촉진할 것으로 본다. 본 논문은 난파선과 해상표류를 다룬 현존하는 중국 공식 기록들을 소개하는 한편, 빠른 시일 내에 외국 기록들과의 비교 및 공동연구추진이라는 희망과 더불어, 해상표류에 관한 일부 비공식적 기록들에 대해 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