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해록(漂海錄)은 과거 동아시아 해역에서 발생했던 표류민의 표류경험과 송환과정 등을 기록해 놓은 기록이다. 최근 2000년대로 들어오면서 과거 발생했던 표류 사건들에 대해 해양문화교류, 이문화접촉(異文化接觸)이라는 다양한 시각으로 연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또 최근의 경향으로 개인의 표류기록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여러 가지 표해록의 국역작업과 출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필자는 국내에 소개된 외국의 표류관련 도서나 국역된 표해록 자료들을 보면서 그 속에 기록된 언어에 대한 부정확한 번역이나 이해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오류를 수정해오고 있다. 표해록에 기록되어 있는 동아시아 언어에는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유구어(Okinawan), 필리핀어(Filipino), 아이누어(Ainu) 등이 있다. 이 외에도 과거 아시아에 식민지를 두었던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언어 역시 일부분 기록되어 있다. 각 종 표해록에 기록되어 있는 외국어의 편린(片鱗)들을 하나씩 연결해 보면 표류민이 표류해 갔던 당시의 해당 국가 언어의 음운, 어휘, 문법, 표기법 등의 다양한 언어적 현상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