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 자동차산업 모기업·부품업체 관계의 성격을 해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기업간 관계에 대한 제레피 등(Gereffi et al., 2005)의 유형화를 한국 자동차산업 부품업체 관계에 적용한다. 본 연구는 외환위기 이후 모듈생산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현대차 부품업체 관계의 성격이 전속형에서 모듈형으로 전환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모듈형으로의 전환이 전속적 거래관계에서 개방적 거래관계로 부품업체 관계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의 경우 모듈화를 본격화하면서 주요 모듈사업을 외부 부품업체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계열사가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그룹 내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를 중심으로 모듈형 부품업체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형성되고 있는 현대 부품업체 관계를 '폐쇄적 모듈형'으로 개념화한다. 이는 모듈화 초기부터 높은 수준의 기술능력을 지닌 부품업체들이 모듈화를 주도하면서 모기업에 대한 거래의 개방적 성격을 강화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나, 혹은 대면적 상호작용을 통해 암묵지를 교환하고 조율하는 거래의 비중이 높은 관계형 부품업체 관계를 형성하면서 갈수록 개방적 거래관계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일본의 경우와는 구분되는 현대차의 고유한 부품업체 관계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