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는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혹은 무엇인가를 시각화 해낸다. 또한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화 해낸다. 이러한 이미지의 특징은 직접적인 전달력과 강한 사실적 증빙력을 지니다. 이것은 시가가적 존재에 잠재하는 힘이자 기능이다. 동시에 능력으로도 간주된다. 이미지의 이러한 잠재된 힘과 기능은 비가시적인 영역을 가시화해내며 입증과 증빙에 활용하는 학문분야인 자연과학에서 고유의 가치를 발한다. 더욱이 천문학은 시각화된 상태가 아니고서는 입증과 설명이 불가한 많은 실험관찰보고 및 가설입증에 이미지를 활용하고, 비가시적인 세계를 가시화해내며 세상의 진리탐구를 지향한다. 이미지를 통하지 않고서는 증명과 설명은 혹은 이해될 수 없는 사실 혹은 단어로 설명되기 어려운 순간의 과정 및 언어로 요약되지 못하는 장면을 가시적인 실질로 구체화 해내기 위해 시각자료 즉 이미지를 이용한다. 이러한 과학적 실증적 시각기록 자료는 전문적인 학술 내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동시에 이러한 시각자료는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없다. 그 자체로 존재하며 의미를 전하기 때문이다.
이를 배경으로, 본 연구는 이미지와 그 현상에 집중한다. 이미지를 전통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창작의 테두리 안에서 보지 않고, ‘무엇인가를 시각화’한다는 인식론적이고 현상학적인 의미에서 이미지의 개념을 확장해, 자연과학에서 생산하는 시각적 기록 및 증빙자료 역시 이미지의 범주에 포함시키고자 한다. 이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그동안 간과해온 이미지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고자 하는데 있다. 이러한 이미지의 가능성 연구는 유럽 특히 독일 베를린의 이미지학(Image Science)연구소에서 정립한 “지식의 이미지”와도 닿아있다. 이미지에 의한 지식과 정보의 빠른 전달과 폭 넓은 확산을 지칭하는 “지식의 이미지”는 이미지가 지닌 무한한 잠재적 가능성의 재발견에 대한 고찰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미 이미지연구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미지를 지식과 정보 혹은 사고의 전달을 위한 ‘단순매개’로 보지 않으려는 관점에 입각해, 사유를 유도하는 이미지 동시에 지식정보를 보다 지적으로 전달하는 이미지의 숨은 매력 등에 중점을 두어 이미지의 가능성을 재고찰 하고자 한다. 이러한 이미지의 가능성의 재고는 국제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미지에 의한 지식의 확산을 도모할 수 있는 “지식의 이미지” 연구 필요성과 중요성을 재고하게 하는 또 다른 길을 모색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