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회화사에서 초상화는 제의적 성격으로 인해 다른 회화작품에 비해 원형이 변형되거나 훼손되지 않고 본래의 모습 그대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논문은 초상화의 이러한 전승 방식에 주목하여, 원형이 남아 있는 17∼19세기 초상화 작품 조사를 기반으로 족자형식을 연구한 것이다.
조선시대 초상화에 사용된 족자는 宣和粧을 기본으로 하여 변화 없이 이어졌다. 이는 족자의 형식적 특징이 형태적 차이가 아닌 다른 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특징은 족자의 비례와 꾸밈비단을 통해 찾을 수 있었다.
초상화 족자의 比例美는 황금비율과 조선시대 건축물에 나타나는 비례와 유사하다. 구도에 따라 전신상 · 좌상과 반신상 · 정면상으로 일정한 수치를 나타내며, 그 비례는 아래와 같다. 전신상의 경우 1:1.60과 1:1.80, 좌상과 반신상 족자는 1:1.20와 1:1.30의 비례가 나타나고, 정면상의 경우 1:1.50와 1:1.70의 비례를 찾을 수 있었다. 족자 전체의 비례에서는 시기와 구도에 상관없이 1:2.0의 비례와 1:1.80의 두 가지 비례만 보인다. 족자의 비례는 대다수의 작품에서 1:2.0의 비례가 보이고, 1:1.80의 비례는 18~19세기 좌상과 반신상의 구도에서 주로 나타난다. 초상화 족자에 사용된 비단은 따로 제작되지 않고 복식에 사용된 직물이 그대로 사용되었다. 이로 인해 조선시대 초상화 족자에 사용된 비단은 조선시대 복식의 특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비단의 특징은 색채와 문양의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색채는 남색에서 옥색으로, 문양은 유문에서 무문으로 변화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 사회상이 변화함에 따라 초상화 족자도 변화하게 된다. 과거 계급제도의 붕괴로 새로운 회화수요계층이 대두되었으며, 족자는 주문제작방식에 어울리는 화려하면서도 제작이 쉬운 방식으로 변했다. 또한 일본의 영향으로 족자제작기간이 늘어났고, 일본인 장황 장인이 유입되었다. 이로 인해 조선시대 장황방식이 변화되었기 때문 조선시대 장황의 근원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전통을 제대로 복원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