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전통적으로 강력한 지방분권적인 정치구조로 국민국가의 형성과 정치적인 통합이 지연되었다. 이에 따라 수도의 발전과정도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독일의 경우,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늦은 시기에 민족국가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통일 이후에도 과거의 영방국가들의 개별 특성이 유지되었다. 따라서 독일에서 중앙과 지방 개념이 형성되고 이 과정과 근대화 작업이 연계되는 양상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다르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근대에 형성된 민족국가는 하나의 민족이 국가적인 경계를 이루며 정치적 주권을 갖는 것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19세기 전반 낭만주의 성향과 민족주의가 등장하는 시기, 도시의 성장과 국가의 중앙집권화, 도시 문제 등에 대해 당대인들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전근대 시대에 권력분화와 지방분권화와 비교하여 근대 사회에 중앙 집중화와 중심부로서 수도의 위상은 중시되었고, 산업화에 따른 도시화 현상이 이와 발맞추어 강조되었다. 중앙집권화가 이루어지면서 근대적인 국가의 수도 위상은 강조되고 이것은 산업화와 맞물리면서 더 큰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본 논문에서는 독일의 중앙과 수도 개념이 기타 유럽 국가들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 배경으로 독일어권인 신성로마제국의 역사와 독일 수도의 상관 관계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독일에 근대화와 민족국가, 중앙집권이라는 이념 형성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프랑스와의 관계를 프로이센의 성장과 수도 개념과 연관지어 규정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하면서 수도와 중앙 개념 형성이 뒤늦은 독특한 독일사의 한 단면을 살펴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근대화 과정과 민족국가의 형성이라는 맥락에서 전체 독일사의 중요 부분을 고찰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