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구전설화 중 공생적 의미가 있는 빈자이야기의 서사적 양상 및 의의에 대해 논한 것이다. 먼저 빈자이야기를 세 유형으로 나누고, 그 각각의 서사 양상을 검토하였다.
‘욕망의 포기로 인한 행운’형은 빈자가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구제하고, 훗날 이를 계기로 잘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타적 행위와 부의 유통’형은 빈자가 여러 구제 행위를 통해 복을 실현한다는 이야기다. 이 둘은 구제 행위와 발복 간의 관계에 있어 차이가 나지만 빈자들이 모두 자신보다 어려운 이들을 돕고, 그 결과로 잘 살게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무욕의 실천’형은 물욕이 없는 빈자가 다른 사람이나 생물을 살린다는 이야기로, 공생의 기본인 정직한 성품 및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와 같은 빈자의 구제 행위는 설화 향유층의 구제 및 부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발복을 위한 적선으로서, 그리고 부의 유동성에 대한 의식과 관련하여 의미가 있다. 또한 빈자의 구제라는 테마는 부의 사회적 환원에 소극적인 부자를 비판한다는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