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문헌의 ‘-이’계 종결형식은 15세기 자료에서부터 17세기 자료까지 나타난다. ‘-이’계 종결형식에 대한 종래의 논의는 대개 15세기의 ‘-이, -이녀’ 구문이 서술문인가 의문문인가에 대한 모색에 집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계 구문의 문체법적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고찰 또는 인식이 필요하다. 첫째, 이 구문의 통사 구조에 대한 분류와 검토가 필요하며, 둘째, ‘-이녀’의 마지막 구성 요소 ‘여’의 성격에 주목해야 하며, 셋째, 텍스트의 내용이 지닌 의미 논리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넷째, 한문 원문의 문체법적 성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글에서 밝혀진 사실은 다음과 같다. 15세기 자료에서는 ‘-이, -이녀, -이니가’가 쓰였는데, ‘-이’은 항상 서술어 위치에 나타나고, ‘-이니가’는 항상 서술어가 생략된 문장의 비서술어 위치에 나타난다. ‘-이’ 구문은 라체 서술문 종결 형식이고, ‘-이니가’는 쇼셔체 의문법 종결 형식이다. ‘-이녀’의 위치는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이’처럼 서술어 위치에 나타나는 것이고, 둘째는 ‘-이니가’처럼 비서술어 위치에 나타나는 것이다. 전자는 서술문을 구성하고 후자는 의문문을 구성한다.
16세기 자료에서는 ‘-이니가’가 보이지 않고, ‘-이’은 ‘-잇’으로, ‘-이녀’는 ‘-이나, -이니’ 및 ‘-이녀, -애녀, -에여’로 나타난다. 15세기와 마찬가지로 ‘-잇’은 서술문 종결 형식으로만 쓰이는데, ‘-이나, -이니’와 ‘-이녀, -애녀, -에여’는 각각 서술문과 의문문을 구성한다.
17세기 자료에서는 ‘-이니가’뿐 아니라 ‘-이’도 보이지 않고, ‘-이녀, -이냐’만이 확인되는데??家禮諺解??에서는 의문문에 쓰였으나, 다른 문헌에서는 모두 서술문에 쓰였다??家禮諺解??의 표기가 의고적인 것으로 보이므로 17세기에는 ‘-이녀, -이냐’가 서술문 형식으로 정착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