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1920년대 불교 문학장을 형성하는 중심 주체로 권상로의 대승사·김용사 네트워크에 주목하고, 이들이 전개한 문학 창작의 양상을 살펴보았다 『불교』지의 편집자인 권상로는 1910년대에 최취허, 안진호와 함께 대승사와 김용사 등 문경, 예천에 동시에 머물면서 의식가요를 소개하고 불교 역사 기록의 수집과 복원에 뜻을 같이 하였다. 그리고 이들은 1924년 『불교』 창간호부터 잡지의 방향을 기획하는 데 긴밀하게 협력하였다. 따라서 세 사람 간의 네트워크는 『불교』에 형성된 文學場 형성의 중심 주체가 된다. 이들은 근대 의식을 정비하고 의식 가요를 창작하는데 뜻을 함께 한 결과, 30년대에는 『佛子必覽』 『釋門儀範』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불교의례서를 펴내는 주역이 되었다. 이들은 또한 사찰의 역사와 宗統을 정립하는데 문화적인 역량을 투여하였다. 그러나 문학 장르에서 각자 주력한 장르가 다른데, 최취허는 창가, 권상로는 찬불가와 기행문, 안진호는 기행문에 주력하였다. 그러나 상호 지향하는 바가 동질적이어서, 이들의 활동은 집단적 개인의 활동으로 수렴할 수 있다.
그러나 권상로 중심의 네트워크가 『불교』지에 형성된 문학장의 전부는 아니다. 1910년대부터 구축된 불교지성(인)과 국학자 간의 네트워크, 후배격인 신진유학생 그룹 등이 각각 권상로 중심 네트워크의 배경과 전위로 자리 잡고 있어, 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때 문학장 전체에 대한 입체적인 조망이 가능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