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후 독일 사회는 극도의 궁핍과 혼란, 전후 복구 사업으로 이어지는 변화를 겪었다. 전쟁과 동․서독 분단이라는 상황 속에서 독일인들은 이른바 ‘집단기억’을 형성하게 되었다. 2차 세계대전과 관련한 세대가 점차로 사라지고 있는 오늘날, 머지않아 2차 세계대전은 하나의 신화가 될 것이다. 역사의 산증인이 없을 경우, 사회는 과거와 관련한 두 개의 상이한 방식에 의존하게 된다. 그것은 학문적-역사적 연구와 매체에 의존한 ‘문화적 기억’에 의존하는 방식이다.
기억과 관련해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자서전의 형식이다. 자서전이란 작가의 상황과 극 중 화자와 주인공의 동일성이 완전히 충족되어야 한다. 자서전이란 한 실제 인물이 자기 자신의 존재를 소재로 하여 개인적인 삶, 특히 자신의 인생의 역사를 중심으로 이야기한 산문으로 쓴 과거회상형의 이야기다.
이 과정을 통하여 기존 독일 사회에서 보여 주었던 역사, 예술 활동을 통한 ‘영웅의 신화 만들기’ 작업이 보르헤르트(W.Borchert)를 대변하는 전후 귀환 세대들에게 비판받고 새로운 ‘반(反)영웅’의 시대 비판과 전쟁 책임에 대한 논의가 전개되어 가는 양상을 고찰할 수 있다. 현대 사회 인류 최대의 비극인 제 1, 2차 세계 대전을 통해 전쟁의 비참함, 잔학성, 비인간성을 자각하게 되었고 전쟁에 대한 반성과 책임문제에 대한 논의로서 역사와 문학을 고찰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