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근대적 ‘문자성’이 한국의 초기 개신교 문서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가를 탐구하고 있다. 근대적 문자성은 이전의 문자성과는 다르다. 근대 이전의 문자성은 표의 문자를 바탕으로 한 문성이었으며, 근대적 문자성은 알파벳 문자를 기초로 한 문자성이다. 이러한 문자성의 차이는 텍스트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와 같은 텍스트의 차이는 텍스트의 읽기와 쓰기의 차이를 형성한다. 따라서 이 논문은 근대적 문자성이 한국의 근대 개신교 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주목한다. 그와 동시에, 이와 같은 물음은 현재의 한국 개신교의 담론이 어떻게 근대적 문자성 속에서 형성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개항기 조선에 근대적 문자성을 보급한 것은 서양인 선교사들이었다. 이들은 알파벳 문자(한글: 표음문자)를 통해 자신들의 선교목적을 달성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그들은 한글을 보급하고 한글을 토대로 개신교 문서사업들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조선은 이전과 다른 ‘쓰기’와 ‘읽기’가 발생했다. 이른바 근대적 ‘문자성’이 탄생했던 것이다. 또한 이러한 근대적인 문자성 속에서 종교 역시 이전과는 다른 종교성을 형성하였다. 따라서 본고는 이와 같은 근대적 문자성의 특징 속에서 초기 개신교의 종교성 형성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2장 저자를 위한 여백’에서는 근대적 ‘쓰기’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3장 읽기의 테크놀로지’에서는 근대적 ‘읽기’에 주목한다.
2장, ‘저자를 위한 여백’은 ‘저자, 주체, 그리고 내면화’와 ‘근대적 쓰기로서 개신교문서’라는 두 절로 구분되어 있다. 우선 첫 번째 절은 근대적 쓰기에서 개인 저자가 어떻게 탄생하고, 이들이 텍스트 안에서 어떻게 행위하는 주체가 되며, 이러한 행위가 왜 내면적인 사유행위로 귀결되는지에 대해 이론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절은 첫 번째 절의 이론적 논의를 한국 초기 개신교 문서에 적용해서 이해하고자 하였다.
3장, ‘읽기의 테크놀로지’는 ‘근대적 읽기의 근원’과 ‘한국 초기 개신교의 읽기’로 구분되어 있다. 여기서 첫 번째 절은 근대적 읽기의 발생에 대한 이론적 논의이다. 특히, 그러한 읽기가 어떻게 이전과는 다른 독특한 담론체계를 형성하는지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이어 두 번째 절에서는 이러한 근대적 읽기의 특성이 어떻게 한국 초기 개신교의 읽기에 적용될 수 있는지 사경회(査經會)를 통해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