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는 가사문학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어떤 기반지식이 필요하며, 가사문학을 통해 문학사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논의하였다. 가사문학은 고전문학의 일부라는 점에서 가사문학의 교육 목적은 고전문학의 교육 목적과 다를 수 없다. 현대문학과 고전문학은 문학이라는 공통점으로 인해 교육 목적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고전문학은 근대 이전에 창작된, 즉 시간적으로 먼 과거에 창작된 타자의 문학이라는 점에서 현대문학과 다르다. 때문에 같은 교육 목표라고 하더라도 고전문학을 통해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교육 목표가 있다. 필자는 그것이 타자에 대한 이해와 소통, 문학사의 이해 등에 있다고 생각한다.
가사문학은 대부분 중세라는 시기에 유학을 신봉하던 사대부들에 의해 창작되었다. 중세는 단 하나의 이념(종교적 차원)만이 허용되던 시기라는 점에서 다양한 가치가 허용되는 근대와 구별된다. 중세의 보편적 특성에 대한 이해는 시간적 거리가 있는 과거뿐만 아니라 공간적 거리가 있는 다른 나라의 문학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필요한 시각이다.
사대부는 유교를 신봉했던 중세인이었다. 따라서 이들이 창작한 가사작품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가에서 요구하는 사대부의 가치관과 그들에게 요구되었던 바람직한 삶의 태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대부에 대한 이해는 가사문학의 흐름(나아가 조선시대 문학사)를 이해하는 데도 반드시 필요한 기반지식이라 할 수 있다.
중세는 하나의 이념에 지배를 받던, 즉 구성원들이 동일한 가치판단의 기준을 공유하고 있던 시대라는 점에서 어느 문명권에서나 많은 약호code들이 사용되었다. 이 시기에 사용된 약호들은 오늘날 사용되지 않는 것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사용되는 언어라고 하더라도 오늘날과는 그 문화적 함의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대적 의미로 읽어야만 올바른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 특히 가사문학에서는 한 작품에 수많은 code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code에 대한 이해는 가사문학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기반지식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