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칼 로저스의 인간중심상담에 영향을 끼친 다양한 철학적 배경들 가운데 특히 로저스가 자신의 상담방법을 정립하는 초기에 키에르케고어 철학을 핵심적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규명하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로저스의 인간중심 상담은 전체로서의 유기체의 실현경향성을 위주로 자기실현,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을 다루고 있다 이것은 키에르케고어에게서 신에게 근거를 두고 불안과 절망 속에서 자기를 구성해간다는 주장과 상관관계를 이루고 있다. 로저스가 말하는 전체로서의 유기체의 실현경향성은 인간이 성장과 완성을 향하여 인간존재성을 최고로 성취하기 위하여 나아간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로저스가 말년에 인정한 영적인 차원까지 연결된다. 개별적인 자기실현은 결국은 전체로서의 유기체의 실현경향성과 조화되거나 부조화를 이룰 수밖에 없다. 이때 개별적인 자기실현은 되어감의 과정에 있는 불완전한 자기를 전체 유기체의 실현 경향성과 조화를 이루면서 완전한 자기를 이룬다는 것인데 이러한 내용은 결국 키에르케고어의 진정한 자기가 되기 위해 자기를 신에게 근거지워야만 한다는 주장과 공명하고 있다.
로저스에게 ‘전체로서의 유기체(organism as a whole)’라는 독특한 개념은 키에르케고어가 말하는 그리스도교의 신과 일치하지는 않으나 개념의 구성방식에서 신의 위치에 놓인다. 불안과 절망에서 몸부림치면서 진정한 자기를 찾으려는 키에르케고어의 자기는 신에게서 자기 근거를 찾을 때만 불안과 절망을 극복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참된 자기를 알지 못하여 방황하면서 괴로워하고 정신적인 갈등에 빠져 심리치료사를 찾아온 내담자와의 상담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내담자의 영혼과 심리치료사의 영혼이 접촉하는 데까지 이르러야 한다고 로저스는 고백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로저스의 이론과 키에르케고어의 철학의 상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