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우의 주체개념은 근대의 사유를 잇는가?” 본 논문은 알랭 바디우의 진리와 사건, 주체 개념에 관한 연구를 통해 그가 주장하고 있는 진리에 대한 사유의 정당성이 요청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바디우의 철학은 존재론으로 그리고 진리와 주체이론으로 대표되고 있으며, 여기서는 진리와 주체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그 논의의 내용과 의의를 살핀다. 과연 그의 전체 철학 내에서 진리 문제가 갖는 함의와 이 시대 속에서 그가 강력하게 주장하고자 하는 진리와 주체에 관한 이야기는 무엇인가? 바디우의 철학을 근거 짓고 있는 주된 개념들, 즉 진리와 주체 혹은 윤리라는 개념의 내용은 근대적 개념과는 사뭇 다르다 하더라도 근대 사유의 연장선상에서의 요청과 당위성을 외치고 있는 만큼 시대적 분별력과 설득력을 지녀야 한다. 본 논문은 이러한 바디우의 진리, 사건, 주체 개념이 그의 철학 내에서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으며, 특별히 『성 바울』이라는 저술과 그의 “사랑”이라는 개념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고찰하고 있다. 형이상학적 초월성이나 영원불변함 혹은 규범적인 성문화된 “진리”가 아니라, 일반적 상식과 지식으로 분별불가능한, 그의 표현대로 말하자면 “백과사전적 지식에 구멍을 뚫는” 진리는 사건이라는 우연적 도래를 그 특징으로 갖고 “모두에게 전달된다”는 보편성을 담지한다. 이러한 진리는 주체에 의해 가능하게 되는데 이 주체는 실존적이지도 실체적이지도 않은, 말하자면 고전적 주체 개념과는 단절된 개념이다. 예측불가능한 “사건”에 의해 짜여지게 되는 이 주체는 공백의 가장자리로부터 시작하며 진리를 향한 충실성을 강제성에 의해 부여받게 된다. 그리고 도래할 “진리”를 향해 나아간다. 진리와 사건, 주체는 바디우의 현 시대를 향한 처절한 개입이며 그 결과이고 또한 집요한 사유의 승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