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식과 민주적 가치가 가시화되었던 1960년대 맥락에서 김승옥 소설이 갖는 문학적 위상은 ‘감수성의 혁명’과 더불어 ‘개인’의 발견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 글은 김승옥의 여성표상을 중심으로 현대성과 주체구성의 관련성을 분석하고 그것이 비판적 주체의 형성을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임을 밝혀 보고자 했다. 김승옥 소설에 등장하는 60년대 개인 주체는 성찰과 자각을 바탕으로 억압적 현실에 저항적으로 대응한다. 여기서 저항의 기제로 표상되고 있는 여성인물은 주체의 기호로 상정되고 있는데, 이들의 일탈과 인식적 자율성은 주체의 무의식적 욕망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전유되고 있다. 그의 소설에서 제도적 근대에 대한 개인의 대응전략은 위악적으로 자기를 위조함으로써 제시되고 있고, 그 과정들은 여성인물에 대한 폭력과 가학, 나르시시즘 등 여성표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