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군산지역 강신보살이 주재하는 넋건지기굿의 무구에 주목하여 그 의례적 기능과 상징의미를 분석하는 데에 목적이 있었다. 군산지역은 호남무속 권역에 해당되나, 그 보다는 충청도와 전라도의 경계가 되는 금강무속권역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지리적인 배경으로 인해 전통적으로 세습무가 강세를 보였던 호남무속의 권역 안에서도 강신보살과 법사가 함께 공존하며 그 특수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넋건지기굿은 익사한 영혼을 물에서 건져 그 영혼을 저승으로 천도해주는 천도의례이다. 넋건지기굿은 기존에 논의되어 온 씻김굿(씨끔굿)과 의례구조는 유사한 반면, 망자가 사망한 물가에서 넋을 불러들인다는 점에서 祭場과 의례 도구에 있어서 일정한 차이점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의례가 행해질 공간을 제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薦度儀禮와 관련된 십대왕ㆍ팔보살ㆍ사자와 같은 여러 다양한 상상계의 신들을 종이로 오려 그곳에 배치해 일상의 공간과 분절시킨다. 이를 통해 일상의 공간과 구분되는 일시적인 聖所로 의미를 전환시킨다. 이 점은 충남의 무속과 유사한데, 충청도와 전라도의 접경지역이라는 군산지역의 특수성이 무구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의례에서는 일시적인 성소로 인식되는 바다와 강에 다가치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천도의례가 진행되기 전, 바다와 강은 망자가 머물렀던 곳이지만 그 의례가 끝난 이후 그곳은 ‘越川’의 영역으로서, 이승에서 저승 사이에 흐른다고 믿어지는 三途川으로 상징된다. 따라서, 현세인들은 망자의 상징물을 그곳에 던짐으로써 망자가 저승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이 의례가 물가에서 진행되기에 그와 같은 의미 부여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