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는 이생과의 부적절한 만남으로 일탈하지만 자신의 현실적 상황과 욕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부유한다. 그러나 결국 실절한다. 순매에게 열은 사랑보다 우선하지 않았던 것이다. 초옥은 불륜 대상자인 이생을 위해 자신의절개는 물론이며 목숨까지 내놓는다. 이를 정행이라 여기며 이생에게 열을실천한다. 이처럼 순매와 초옥의 열은 기존의 열 관념과는 다른 의미로 이해되고 있는데, 이들에게 열은 사랑하는 이에 대한 진솔한 마음의 표현이며, 실천적 가치로 기능했던 것이다. 열에 대한 이들의 인식은 정절을 강요하며여성을 교화하고자 했던 남성중심의 지배질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조선사회에 심각한 균열을 일으킨다. 근대로 이행을 촉구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