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수(index)의 생산과 유통 및 소비 과정에서 작동하는 권력의 성격과 그것이 세계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이론적 시각에서 살펴보았다. 정보화 시대를 맞이한 21세기 세계정치에서 지수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국내외 국제정치학계에서는 지수의 세계정치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해당 분야별로 구체적인 지수를 개발하고 그 의미를 살펴보는 연구가 간헐적으로 진행되었지만, 지수가 세계정치 전반의 권력게임과 세계질서의 작동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본격적으로 다룬 연구는 적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 글은 메타지식(meta-knowledge)으로서 지수가 행사하는 권력의 성격을메타권력(meta-power)의 개념을 원용하여 분석하였다. 아울러 이러한 지수의 세계정치를 보여주는 사례로서 현재 경제∙정치∙지식 분야에서 그 위력을 발휘하고있는 지수들의 성격과 그 생산∙유통∙소비 과정을 살펴보았다. 예를 들어, 경제 분야에서는 세계은행과 신용평가기관의 지수, 정치 분야에서는 국가브랜드, 국가경쟁력 지수, 민주주의 관련 지수, 지식 분야에서는 대학순위평가, 싱크탱크 분포, 학술지 인용색인 등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지수들은 기본적으로 서구 중심적 질서, 특히현재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세계질서의 지배권력을 재생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이 글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