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은 한편으로 현실적인 국어 사용의 양상을 반영해야 하는 측면을 가짐과 동시에 그러한 현실에 대한 규범적 성격도 가지는 텍스트라고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한글 맞춤법은 현실과 규범의 조화를 고려할수밖에 없다. 그리고 당연한 귀결로서, 한글 맞춤법에 대한 연구들 또한 현실과 규범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한글 맞춤법을대상으로 하는 기존의 많은 연구들이 다루고 있는 주제가 크게 두 유형으로나누어지는 것도 이와 연관되어 있는데, 실제로 기존 연구들을 검토해 보면거의 모든 연구들이 대체로 한글 맞춤법의 규정 내용이 국어의 현실적 사용양상을 잘 반영하고 있는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거나 규범 문법과 잘 부합하는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의 두 유형에 속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그런데 한글 맞춤법에 대한 비판적 검토가 위의 두 방향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한글 맞춤법은 국어 현실과 규범 문법의 조화를 목적으로 하는 실용적 텍스트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한편, 그 자체로 하나의 온전한 텍스트의 성격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텍스트 내적으로 자기 완결성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고는 한글 맞춤법이라는 텍스트를 대상으로 텍스트 내적 완결성을 검토하고향후의 개정 방향성을 탐색해 보는 데 그 목적을 둔다. 이와 같은 목적 설정에 따라, 한글 맞춤법을 구성하고 있는 각 항의 내용적 타당성 문제, 즉 각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 실제의 언어 현실 혹은 언중의 직관 등에 부합하는가 하는 문제와 규범 문법적 측면에서 타당한가 하는 문제는 본고의 논의에서 제외된다.
한글 맞춤법의 텍스트 내적 완결성에 대한 검토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하나는 텍스트의 전체적 짜임새 및 텍스트 구성 요소로서의개별 항들 사이의 논리적 관계와 관련된 거시적 측면에서의 검토이고, 다른하나는 개별 항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 즉 각 항의 규정, 예시, 단서 조항등과 같은 세부 요소들 사이의 논리적 정합성과 관련된 미시적 측면에서의검토이다. 거시적 측면과 미시적 측면에서의 검토가 모두 이루어진 후에야한글 맞춤법에 대한 텍스트 내적 완결성에 대한 검토가 온전해지는 것이긴하지만, 본고에서는 우선 거시적 측면에서의 검토로 논의의 범위를 제한하고, 미시적 측면에서의 검토는 후고로 미루어 둔다.
2장에서는 거시적 측면에서의 텍스트 내적 완결성을 검토하는 기준을 세우고, 3~7장에서는 그러한 기준에 따라 현행 한글 맞춤법에 대해 실제로 검토하고 개선 방향성을 탐색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