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지시 화행을 대상으로 해서, 이것이 한국어 교육에서 실현되고있는 현황을 한국어능력시험에서의 반영 양상을 중심으로 고찰한 것이다.
지시 화행은 무엇을 요구한다는 특성상 청자에 대한 체면 위협 행위를 수반한 것이기에 이를 완화시킬 수 있는 전략적인 언어 사용이 필요한데, 본고에서는 한국어 교육 평가에서 이를 어떻게 구현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2장에서는 지시 화행이 그 교육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떤 방향으로교육 내용이 제시되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지시 화행의 종류와 언어적 실현방식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학습자들은 지시 화행의범주 및 다양한 세부 화행의 특성에 맞게 전략적으로 지시 화행을 수행할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다양한 세부 화행들에익숙해지고 간접성 전략, 관점, 화행 구조의 측면에서 지시 화행의 언어적실현 방식을 단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교육 내용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3장에서는 지시 화행이 한국어능력시험 지문에서 실현된 양상을 살펴보았는데, 지시 화행의 교육적 제시 방향과는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시 화행의 종류의 면에서 보면 세부 화행들이 균형을가지고 제시되지 않았으며,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서도 대등한 관계가 중심을이루면서 지시 화행을 할 때 학습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청자> 화자’ 상황은 찾기 힘들었다. 그리고 Topik I과 Topik II는 학습자의 수준에따라 구분된 것이기에 지시 화행의 실현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기대했지만, 관점이나 간접성 전략이 직접적인 데서 간접적인 방향으로 변하거나, 실현되는 언어적 형태의 다양성이 증가하거나, 화행 구조가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바뀌는 것과 같은 언어적 실현 방식에서의 특징적인 차이를 찾기는 힘들었다.
본 연구는 다양한 화행의 유형들 중 지시 화행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에이것이 전반적인 화행 교육의 현황을 대별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체면 위협 행위와 관련된 특성상 지시 화행이 그동안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져 온 대표적인 화행의 유형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어 교육 평가에서는 아직 화행에 대한 체계적 교육적 접근이 부족한상황임을 알 수 있다. 물론 화행에 대한 고려의 부족을 다양한 요소를 동시에고려해야 하는 평가의 특성과 관련지어 해석할 수도 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상황이나 문법, 어휘 등에 비해 아직 화행이 중요한 교육적 요소로 설정되지 못하고 있는 현황을 드러내어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Bachman(1990)12)에서 언어 능력을 구성하는 요소를 조직적 능력과 화용적 능력으로 양분한 데서도 나타나듯이 화용적 능력은 언어 능력의 중요한기반을 이루지만, 지금까지 한국어 교육 연구에서 화용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언어의 구조적 특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모어 화자들은 외국어 화자의 발화에 대해 발음이나 억양, 어휘나 문법의 선택 등과 관련된 문법적 정확성보다 화용적 적합성이 부족할 때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화용적 실패는 단지 언어 지식의 부족이 아니라 개인의 인성에 대한 오해까지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이해영, 2009:226)를 본다면 앞으로 한국어 교육에서는 화용 교육의 체계화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