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쿤이 말한 것처럼 어느 시대나 그 시대를 주도하는 시각, 관행, 접근법들의 패러다임들이 있다. 언어학에서 20세기는 소쉬르의 구조주의로부터 출발하여 촘스키를 거쳐 형식주의가 만연했다. 거의 모든 학자들을 그사령탑 아래에 둔 강력한 패러다임이었다. 개념주의는 사색적 철학자들이개발한 것으로 이천 년을 넘어가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은 형식주의나개념주의와 같은 흐름이 왜 생겨나고 위세를 떨쳤는지를 다각도로 짚어 보는 글이다. 그 원인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성향들이나 심적 원리들을 찾아보고 이들이 언어의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을 제시한다. 언어는 단순하지도 않고, 일반적 통사 규칙 하나로 꿰뚫을 수도 없고, 수시로 변하는삶과 세계의 환경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관찰자가 스스로에게서 떼어놓고 고찰할 수 있는 독립된 대상도 아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직접적으로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유기체와 환경, 그 속에 있는 수많은 것들, 관찰, 행동, 행위, 욕망, 지식, 느낌 등 모두 연결되어 있다. 언어를 단순히 독립된대상으로 놓고, 불변하는 추상적인 것으로 놓고 바라보는 시각은 성공할 수없다. 복잡, 다양, 다변하는 현실적 세계를 직시하고 거기에서 영역과 층위를가로지르는 패턴들을 찾는 Bateson의 방식이 수준 높은 학문이 가야할 길로보인다. 그리고, 언어 연구는 실시간에 사람들 사이에 상호 작용하는 과정을추적하면서 이뤄져야 한다. 이는 무척 어려울 것이지만 세계를 넓고, 높고, 깊게 보는 길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여 언어를 연구하면서 우리는 인간과세계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