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考는 時調와 하이쿠에 나타난 蘭草의 象徵性을 비교해 考察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먼저 시조의 경우는 난초가 隱士의 삶, 君子, 고귀한 신분, 美人, 友誼, 作品의 素材의 상징체계로서 나타났다. 그러나 하이쿠에서의 蘭草 혹은 蘭香은 表層的으로는 가을을 상징하는 공통적인 季語로서, 그리고 深層的으로는 美人, 名香, 古德, 比較, 異國, 對話의 실마리를 푸는 상징으로서 작품에 形象化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時調에는 四君子의 마음으로서 난초뿐만 아니라 난향도 어떤 대상을 상징했지만, 하이쿠는 사군자의 세계를 상징하는 것과 달리 蘭香에 따라 그 상징하는 바도 달리 나타났다. 시조에 나타난 난초와 은은한 蘭香이 文과 儒敎文化의 세계라고 한다면, 하이쿠에는 난초가 아닌 난향이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오랫동안 武家的인 文化를 숭상해온 역사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것은 시조가 조선사회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라면, 하이쿠는 난초의 아름다운 姿態에서 피어나는 향기가 무사로서 지켜야할 하나의 德目이라 생각했기에 이러한 상징성들로 연결된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