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조선후기의 문인 옥경헌 張復謙(1617~1703)의 한시에 나타난 심상을 분석함으로써 그의 문학 지향, 사회 인식, 정신 경계 등을 이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옥경헌의 시에는 고요하고 적막한 심상의 시들이 많다. 그런데 그 정적을 문득 깨는 심상들도 함께 등장한다. 때로 소리로, 더러는 밝은 심상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그것이 지니는 의미는 중의적이다. 즉 하나는 현실 정치에 대한 적극 개입으로 나타날 때도 있고, 하나는 은둔 지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세상과 어긋난 심사를 그리면서도 늘 마음 한편에는 벼슬에 대한 갈망과 窮經致學을 그리고 있는 것이 그렇다. 이로 본다면 옥경헌을 실학자나 도학자, 은둔 지향의 강호 처사, 풍류 시인 어느 한 쪽으로 보는 것은 온당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상의 심상들은 모두 逆說的이며 相衝하는 이미지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데 특징이 있다. 즉 사상적으로는 유가와 도가가 상충하는가 하면, 문학적으로는 서로 반대되는 이미지를 반복하여 투입시켜 자신의 감정의 선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