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부터 유럽에서 가속화된 세속화와 정신적 위기에 대한 치유책과 수행 방법으로 등장한 독일 신종교의 치유론에 대해서 다룬다. 인지학은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Steiner)가 창시한 이후 독일을 넘어서서 20세기 후반부터는 한국사회에 보급되어 대안교육과 예술치료에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세기 초 독일의 인지학은 19세기 말 신지학에 기원을 두고 있는 신종교 운동이다. 본 연구에서는 인지학 치유 담론이 가진 종교사적 맥락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인지학의 사상적 계보와 그 의미를 연구한다.
본론에서는 우선적으로 인지학의 뿌리인 신지학을 통해서 인지학의 특성을 역사화하는 작업을 한다. 헬레나 블라바츠키(Helena Blavatsky)가 설립한 신지학협회는 종교사적으로 서구 근대의 비교(秘敎, esoterism) 전통에 서 있다. 신지학의 탄생, 발전과 해체로 인지학이 등장하는 배경을 연구한다.
신지학은 슈타이너의 인지학으로 계승이 되면서 실천적인 치유 프로그램들을 발전시켰다. 본고에서는 ‘공간움직임의 춤’으로 불리는 ‘오이리트미(Eurythmie)’에 초점을 맞추었다. 인간의 언어를 시각화하면서 영혼을 표현하고 내면을 치유하는 목적으로 루돌프 슈타이너와 독일 신지학회 회원들이 1911년에 고안하였다. 인지학의 몸과 마음 이해에 기반한 치유 이론, 대안교육, 예술치료, 인지학 의학을 연결 짓는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하며 발도르프 학교와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에서 사용된다.
근대의 정신적 위기에 대한 해답으로 등장한 신종교 신지학과 인지학의 역사적 의미와 인지학의 특징적인 치유 이론은 대안문화적인 삶의 방식을 보급하면서 사회 문화적 파급 효과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