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교통의 요지이자 한국전쟁 이후(약칭 전후) 후방 군사도시 대전의 극장 문화를 기술ㆍ분석한 것이다. 전후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극장을 둘러싼 다양한 문화 양상을 살피기 위해, 이 글은 한국전쟁 동안 극장 위상의 변화, 전후 극장 설립자의 사회적 배경과 지역 사회 네트워킹 형성, 극장의 장소성 그리고 전후 재건 과정에서 극장의 위상을 탐구했다. 연구를 위해 도시 대전 관련 문헌과 지역 일간지 그리고 영화 흥행 종사자 구술 증언을 분석했다. 이에 따른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전의 극장 문화 형성은 대전역과 인근의 중앙시장으로부터 절대적인 영향을 받았다. 철도를 통해 인구와 물산을 전국으로 연결한 대전역이 극장 흥행의 전제 조건을 마련한 것이다. 둘째, 전후 지역 극장 소유/운영자 대부분은 극장 개관 이전 상업에 종사했으며, 극장을 운영하면서 교육과 의료 그리고 유통 등 여타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극장 관주들은 지역의 여론 주도자와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망을 형성했다. 셋째, 전후 대전의 극장 크기는 부산과 대구 다음으로 대규모였으며, 일부 재개봉관은 혈연과 지연 등을 이유로 흥행의 유리한 지점을 확보했다. 넷째, 지역 극장은 대전역을 전후로 극장 등급의 위계를 형성했으며, 관객성 역시 극장 등급을 반영하며 달리 나타났다. 이는 도시 대전의 중심과 주변 간 차이를 드러내면서 이질적인 극장 문화를 형성했다. 마지막으로, 전후 대전의 극장은 재건과 도시화를 가늠하는 척도로 기능하면서 근대화에 동참했다. 하지만 그것은 도시 간 그리고 도시와 비도시 간 차이를 보이며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