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박정희 정권 18년간의 정치엘리트 충원을 분석하여, 그 시기를 군부 지배의 시기라고 할 수 있는지 논의하고자 했다. 5.16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군부가 정치엘리트로 얼마나, 어떻게 충원되었는지, 또 충원 과정에서 어떠한 패턴을 보였는지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국회의원, 중앙정보부 등 공안기관의 장, 중앙부처의 장관, 처장․청장, 광역단체장, 대통령비서실의 비서실장 및 수석비서관급 등을 중심으로 군 출신의 정치엘리트 충원 과정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1961~1963년 군정 시기에 발생한 군부 내 일련의 권력투쟁을 거치며 박정희는 정치엘리트 충원에서 상당한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었고, 그 결과 군부의 정치영역 유입 역시 일정한 수준에서 관리하였다. 박정희 집권기의 정치엘리트 충원 과정에서 군부로부터의 조직적 충원은 없었으며, 통치가 안정화될수록 군 출신보다 전문성을 갖춘 관료와 학자를 선호하는 패턴을 보였다. 따라서 박정희가 통치 기간 중 군에 의존했다고 해도, 그 시기는 박정희 개인의 지배체제이지 ‘군부의 지배’ 시기라고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