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는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대표적 저항시인이자 사상가이고 독립운동가이다. 이육사의 문학은 식민지 시기 독립운동을 실천하는 중요한 방법적 선택 가운데 한 가지였다는 점에서 독립운동사적 접근과 문학적 논의를 통합해서 심도 있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이육사의 행적과 활동 가운데 아직도 의문과 의혹으로 남겨진 사실들을 실증적으로 확인하고 재구해 냄으로써, 각 시대의 문학적 실천이 어떠한 역사의식과 현실인식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가장 중요하게 떠오르는 과제가 이육사와 중국의 관계이다. 이육사의 중국행은 모두 다섯 번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의 중국행이 독립운동을 위한 것이었음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검증되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문학 작품 번역, 중국의 정치사회에 대한 시사평론, 중국문학에 대한 논평 등 당시 이육사의 중국에 대한 소양은 아주 남달랐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다면 이육사에게 당시 중국은 어떤 역사적 의미를 지녔던 것일까. 이 글은 바로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이육사와 중국의 관계는 독립운동의 차원이든 문학적 차원이든 아주 밀접한 영향 관계에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러한 두 가지 방향은 상호 유기적인 관련을 맺으며 그의 삶과 활동 전반에 핵심적인 문제의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육사의 문학 세계를 해명하는 데 있어서 당시 그가 중국의 정세와 중국문학의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했는가 하는 문제는 상당히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 글은 이육사의 다섯 번의 중국행을 전기적으로 따라가면서 각 시기마다 그의 사상과 문학의 형성에 중국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