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1908년에 발간된 최초의 활자본 가집 『대동풍아』를 통해 20세기 초 가곡 문화의 변모와 활자본 가집 편찬의 양상을 살피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시기 편찬된 가집은 20세기 초 지식인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뚜렷하게 계몽성을 앞세웠으며, 활자매체를 통해 대중적 보급을 겨냥해 만들어졌다는 특징을 갖는다. 특히 계몽이란 목적성을 앞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창이라는 향유방식을 중시하며 편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가집들은 모본이 되는 가집이 존재하는데 모본이 되는 가집들이 갖는 연창대본으로써의 기능을 거의 변개시키지 않고 그대로 활자화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20세기 초 가곡 문화는 19세기로부터 이어진 가곡 문화와 가집 편찬의 전통을 이어주고 이후 근대 가곡 문화로 가는 과도기적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관점과 달리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는 가집사(歌曲史)에 있어 『가곡원류』계 뿐 만 아니라 『성악원조가곡(聲樂元朝歌曲)』이나 『대동풍아(大東風雅)』 같은 다른 흐름 또한 존재했다. 이것은 이 시기가 단순히 『가곡원류』라는 가집에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흐름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동풍아』와 『가곡원류』계의 영향을 받은 『정선조선가곡(精選朝鮮歌曲)』이나 무수히 많은 잡가집의 영향 아래에 귀속되지 않고 ‘가곡’의 전통을 이은 『가곡보감(歌曲寶鑑)』 같은 가집이 편찬되는 것이다.
또한 이 시기 가집의 역할은 전통을 잇는 노래하기로써의 ‘시’와 더불어 문학으로써의 ‘시’의 역할을 담당하였으며 급기야 『대동풍아』는 ‘교과서’로 사용되어 암송이나 교화적 특징을 갖고 있으며 『가곡보감』은 평양기생학교(平壤妓生學校)에서 기생들의 교본(敎本)으로 사용되어 당대의 문화적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