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네그리의 『제국』은 ‘21세기 공산당선언’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은 부르주아 사회과학의 지배적 담론인 세계화론을 포스트구조주의 방식으로 재서술한 것에 불과하다. 『제국』은 오늘날 서비스화, 정보화에 따른 ‘비물질적 노동’의 증대에 주목하여, 마르크스의 노동가치론과 공황론의 현재적 타당성을 부정한다.
『제국』은 오늘날 제국주의간 경쟁과 전쟁 경향의 소멸을 이유로,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제국주의론을 거부하는 카우츠키 초제국주의론의 재판이다. 『제국』은 권력의 네트워크화를 강조하면서, 오늘날 미국 제국주의 지배의 현실 및 제1세계와 제3세계의 차이도 부정한다.『제국』은 이른바 ‘다중’으로 조직 노동운동을 대체한다. 『제국』은 마르크스주의 수사로 포장된 세계화 찬가이며, 혁명적 사회주의와 대립하는 개량주의적 ‘자본주의 유형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