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후 북한은 소련의 많은 원조를 받아 고등교육 체계를 구축하였다. 본 연구는 소비에트 교육모델과 관련해, 분단 초기(1945-1967) 북한 고등교육에서 나타나는 소련 제도의 전이와 변용을 주목하여 살펴보았다. 북한 고등교육 형성에 대한 소련의 영향은 냉전 시기 사회주의 세력의 확장을 꾀한 소련의 정치적 야심과, 남한과의 경쟁 속 안정적 사회기반을 구축하고자 하는 북한 정권 내부의 필요가 결합된 것이었다. 북한의 고등교육은 초기 많은 부분 소련의 고등교육 모델을 따라서 구축되었으나, 1950년대 중반 이후 김일성 중심의 세력 공고화에 따라 점차적으로 그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맑스-레닌주의를 기반으로 한 사회주의 교육은 ‘주체’사상을 중심으로 한 독특한 북한식 교육으로 대체되었다. 이러한 북한 고등교육의 개혁은 교육 내용에 대한 개혁이었지 교육체계 자체는 어떤 외부의 사상이나 영향력 등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획일화된 사회, 즉 소비에트 모델에서 말하는 ‘사상중심의 교육체계’로 변화하며 오히려 더욱 ‘소비에트화’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