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본고는 이 영화가 탈식민 페미니즘 연구들을 누락하면서 말 걸기 전략에 실패했다고 보았다. 영화에서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한국’ 탈식민 페미니스트 지식의 담론 투쟁은 없는 것처럼 다루어진다. 그 결과 영화의 서사구조는 지적 가부장성, 지적 식민주의로 수렴된다. 동시에 본고는 이 영화가 매춘혐오라는 개념에 대해 매춘을 직업으로 하는 여성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매춘혐오는 ‘위안부’와 성노동자를 만들어내는 제도와 그것을 합리화하는 실천이 만들어내는 결과이다. 이러한 매춘혐오에 대한 몰이해로 인해 영화에서는 여성이 위안소, 유곽, 성매매 업소 등에 배치되는 구조적 기획이 고려되지 않는다.
본고는 가부장적 민족주의 프레임에서 역사 만들기를 위해 동원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의 단일화된 피해 서사를 넘어서기 위해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몸의 경험과 차이의 정치학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피해자의 자격을 물으며 추방되어온 다양한 살아있는 몸의 경험과 연대하면서 비로소 역사에서 누락된 여성들에 대한 기억의 정치를 지구적으로 재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