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슬람국가에서 시작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는 일국의 국내기업 영업활동 뿐만 아니라 다국적 기업 등 기업의 국제적 영업활동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오래 전부터 다국적 기업이 이해관계자의 인권, 근로관계 등 직・간접적인 권익을 보호해야 하며, 나아가 환경보존 및 반부패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에 UN, OECD 및 ILO 등의 국제기구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규정하는 규범이나 기준을 확립시켜 왔다. 그 중에서 글로벌 콤팩트는 개별 국가를 거치지 않고 UN과 기업 혹은 단체를 직접 파트너십으로 연결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행동규범의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콤팩트는 10대 원칙을 제시하고 있고 이를 통해 기업이 인권, 노동기준, 환경 및 부패방지의 4개 분야에서 규범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입 회원들은 자신의 이행사항을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위해 연차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콤팩트, 역시 다국적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 공적 문서와 같이 회원기업의 자발적인 규제를 전제로 실행하는 내재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는 기존의 국제 공적 문서 예컨대 글로벌 콤팩트에 관련된 ‘이행지침’의 이행을 추구하는 서방 선진국들과 구속력 있는 국제규범 마련을 위한 정부 간의 작업반 회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를 원하는 비서방 개도국의 입장으로 크게 나뉜다.
글로벌 콤팩트가 추구하는 다국적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방법은 깊게 고민할 내용이지만, 인권 등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다국적 기업의 기업문화로 정착시켜 외부적 강제성 없이 스스로 준수하게 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샤리아를 통해 고찰한 이슬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서구적 관점보다 휠씬 더 광범위하고 실효성이 담보되어 있다. 샤리아는 정부와 국가 혹은 법률의 개입 없이도 기업 스스로가 영리활동을 하면서 샤리아가 추구하는 공동의 선과 사회・경제적 정의를 실현시키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콤팩트가 가지고 있는 내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 중 구속력 있는 국제규범을 마련하자는 비서방 개도국의 입장은 이미 이슬람 기업에서 그 선례를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설득력과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종래 다국적 기업의 사회적 책임 구현을 위한 국제적 협력에서 소외되었던 이슬람 국가도 적극적으로 국제적 협력에 참가함으로써 이슬람 기업의 샤리아 적합성을 비이슬람 국가에게 벤치마킹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도 국제사회에 통용될 수 있는 샤리아의 적응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